용산철거민살인진압규탄 아카이브 V :: 지금 한국의 우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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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든 이명박, 누리꾼에게 딱 걸렸다 (오마이뉴스 2008. 7. 4.)

靑, 이르면 7일 개각..소폭 개각 가능성 (연합뉴스 2008. 7. 4.)

1.
이명박이 7일 개각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아마도 5일 촛불 집회를 지켜보고 결정을 내리겠다는 꼼수로 보인다. 말로는 국민들에게 굽신거리고 사과하고 하지만, 그의 행동에서 진정성과 기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1%로도 찾을 수가 없다.

더구나 그가 까대던 촛불 또한 자신의 촛불 참여가 밝혀져, '불법'이라고 억지 놓던 그의 주장이 억지였음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었다.

결국, 2MB 정부에 대한 100일 베타테스트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은 이념과 철학의 문제나 우파-좌파의 문제가 아니라, 말그대로 자질과 그릇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꼴통 우파들은 이명박에게 훈수도 두고 격려도 하면서 이명박을 통한 대한민국의 우향우를 상상하고 있지만 이 기대 또한 충족시키에는 이명박 정부의 자질 자체가 근본적으로 없다. 차라리 (우파 입장에서도) 노무현처럼 명백한 우파임에도 한국 꼴통 우파들이 좌파라고 까댈 수 있는 상대를 자신들이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 한국의 우향우에 있어서나, 그 치밀한 파급력에 있어서나 우파의 몫을 자연스럽게 챙기는 면에 있어서나 이명박보다 훨씬 강할 것이다.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이명박이라는 미진한 베타 버전의 우파는 한국 꼴통 우파들의 실체를 폭로해 주고, 오히려 국민들이 다시는 우향우라는 선택과는 멀어지게 하니, 꼴통들이 맨날 빨갱이라고 하는 좌파들에게는 '생각지도 못했던' 기회의 땅을 우파가 제공한 것이다. (어쩌면 2MB가 정부가 이렇게 얄팍한 꼼수로만 정치를 하는 정부가 아니었다면, 좌파들은 (적어도) 5년의 세월을 어쩌면 영영 돌아오지 않을 시대를 그리워 하며 "울밑에선 봉선화야♪" 정도의 세월 한탄으로 세월을 '견뎌야' 했을지도 모른다.)

2.

꼴통 우파들이 한국 좌파들을 "빨갱이"로 모는 전거에는 '나라의 경제를 망치는 빨갱이들'이었다면, 지금 어설픈 꼴통 우파들은 '나라 전체를 망치는 꼴통들'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꼴통 우파들이 좌파들을 "민주주의와 원리원칙을 무기로 경제를 파탄냈었다면" 지금의 꼴통 우파들은 과거의 권위주의적 정권에 대한 "노스텔지어로 나라 자체를 파탄내고" 있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한국의 꼴통 우파들이 벌이는 이러한 일련의 미숙함과 자질 부족은 아마 전세계의 우파 클럽에서도 무지 쪽팔리는 일일 것이다. 아니 보다 직접적으로는 몇년의 정권 밖에 못내다보는 지금의 한국 꼴통 우파들이 우파 세계 내부에서도 수치스러운 일일 것이다.

생각해 봐라. 오랜세월 (한국 꼴통 우파들이 빨갱이라고 부르던) 지식인과 대학생 그리고 사회단체가 그렇게 강하게 열망했음에도 국민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안티 조중동 운동], [미국으로부터의 주권 자주], [집시법 문제의 여론화], [공공영역(의료, 상수도, 에너지 등)의 공공성 강화] 등을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 폭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가. 과거에 이런 사안들에 대한 관심이 지식인이나 대학생들의 언저리에서 대부분은 이뤄졌다면, 그래서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말까지 나왔다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 나타난 이런 사안들에 대한 그야말로 '각계각층'의 폭넓은 관심과 여론 형성은 그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규모이다.

여기에 배후가 있다고? 단순하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이런 사안을 국민적 관심으로 끌어 올리기에는 솔직히 말해 (내가 보기에는) '기존 한국 좌파들'에게는 그만한 힘이 없었다. 아마 그런 힘이 좌파에게 있었다면 이명박 정부 자체의 탄생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건 뭐 좌파 입장에서도 득템 수준이 아닐까 싶다.) 그런 힘을 주고, 죽어가는 좌파들에게 아이템을 선사한 것은 미진한 베타버전 우파인 이명박 정부인 것이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이 모든 운동들에게 '진정한 시민들'을 날라다 주고,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 운동'으로 재구성해준 일등공신은 '이명박 대통령님'(아이쿠, 감사합니다.)으로 꼽아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3.

촛불집회의 시간이 많이 흘렀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도 꼼수던 몰아부치기던 뭔가 전략을 만들고 대응하고 있으며, 한국의 꼴통 우파들도 나름 전략과 대응을 고심 중일 것이다. 또 동시에 좌파들에게도 새로운 전략과 비전이 다시 열심히 고민될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촛불집회는 그 맥락이 어쨌든 좌파들에게는 좋은/훌륭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그럼 우파에게는? 냉정하게 보는 우파가 만약 한국에 있다면, 지금의 시점이 바로 냉정하게 '우파적'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아닐까. 지금까지 권력의 단물로 조용히 연명하던 한국의 꼴통 우파들이 지금의 촛불 집회에 대한 어리석은 진화때문에 '나는 꼴통 우파였다'고 연일 커밍 아웃하는 다양한 현상들을 "정권 한 번 하고 말 우파"가 아니라면 냉정하게 바라봐야 하는 것 아닐까. 혹시, 우파가 원하는 "순진한 국민들"을 정말로 하루 빨리 순진한 국민들로 돌려 놓을 기회를 지금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지금이야말로 냉정한 우파라면 과거 군사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꼴통 우파들을 과감하게 '처내고', 다시 새롭게 '자본과 프렌들리'한 그야말로 '국제적인' 우파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4.

물론 지금의 한국 꼴통 우파들에게서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런 냉정한 생각을 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 아니 있어도 우파들이 좌파들을 공결할 때 좋아하는 '소수 의견'일 뿐이다.(적어도 오늘까지는.) 아마도 한국 우파들의 대다수는 과거 군사적 권위주의적 시절의 '잘 나가던' 우파 시기에 대한 "노스텔지어"의 비용을 크게 치룰 듯 싶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에 있는 꼴통 우파들이 역겨우면서도 이 애매모호한 "측은함"이 드는 이유이다.

ps. 아, 참고로 내가 말한 측은함은 꼴통 우파들의 망령에 취해 헛된 비전으로 가난하게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면서도 '부자 우파'들을 열심히 대변해주는 어리석은 이들을 위한 자리이다.
Posted by archive V